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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이와이슌지 감독의 겨울영화 러브레터

by 레드썬퀸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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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의 영화 감독 이와이 슌지 가 본인의 소설을 기반으로 직접 각본, 연출을 맡아 제작한 1995년 일본 로맨스 영화.


일본 후지 텔레비전 네트워크 제작으로 일본 북해도 오타루의 설원을 배경으로 빼어난 영상미와 함께 훌륭한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1993년 단편 드라마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를 제작하며 명성을 얻은 슌지는 2년 후 러브레터를 통해 일약 거장의 자리에 오른다.

 

 

 

1998년 일본 문화가 처음 개방된 이후 하나비,카게뮤샤, 우나기에 이어 4번째로 국내 상영된 일본 영화로 이후 잊을만 하면 재개봉을 해준다.

2013년 2월 14일 국내에 재개봉했고 상영 후 블루레이도 발매되었다. 2015년에는 한국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된다는 기사가 뜨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제작되지 않고 있다. 2016년 1월 14일 국내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다. 2017년 12월 13일에도 다시 재개봉하고 2019년에도 역시나 재개봉을 가짐에 따라 일본 영화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화로 자리잡았다.

 

 

 

 

2. 기본정보

 

개봉 - 1999.11.20

등급 - 전체 관람가

장르 - 드라마,멜로/로맨스

국가 - 일본

러닝타임 - 117분

 

 

3. 감독

 

감독 - 이와이 슌지

주연 - 나카야마 미호

조연 - 토요카와 에츠시, 한 분샤쿠, 시노하라 카츠유키, 사카이 미키

 

 

 

 

 

4. 줄거리 - 스포일러 포함

 

와타나베 히로코의 주변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 초반부 설원의 롱테이크 영상이 굉장히 아름답게 묘사된다. 이야기는 히로코가 우연히 보게 된 전 애인의 졸업앨범에 있는 옛주소를 손목에 기록하면서 전개된다. 그리고 그 주소, 홋카이도 서부의 작은 오타루 시의 후지이 이츠키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가 세 가지 다른 주인공, 현재의 히로코, 현재의 이츠키(女), 과거의 이츠키(男)를 오가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야기의 실마리는, 히로코의 남자친구의 이름도, 오타루 시에 살고 있는 도서관 사서 아가씨의 이름도 후지이 이츠키(藤井樹)라는 것. 히로코는 죽은 남자친구의 옛 주소로 편지를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이츠키(男)는 졸업 직전 전학을 가게 되면서 졸업앨범에서 누락되어 사진은 실렸지만 주소록에는 기록되지 않았던 것.때문에 졸업앨범에 실린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과 그의 주소는 이츠키(女)의 것이었고, 편지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전달되었다.

착각으로 인해 보내진 편지였지만 답장이 오게 되자 히로코는 동요하기 시작하고, 이츠키(男)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는 히로코의 마음을 보듬고 새로운 관계를 이끌어가고 싶어하던 아키바는 이를 안타깝게 여긴다. 이에 아키바는 히로코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오타루로의 여행을 제안하게 된다. 히로코는 직접 오타루로 찾아가지만 이츠키와 만나지는 못한다.(같은 택시를 엇갈려 타게 되는데, 택시기사로부터 방금 전에 태웠던 여자 손님과 무척 닮았단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나 히로코는 오타루의 어느 길가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여자의 얼굴이 자신과 닮았다는 것에 불현듯 그녀가 이츠키(女)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돌아온 후 이츠키(男)의 졸업앨범에서 그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결국 내성적인 성격의 이츠키(男)가 의외로 자신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며 사귀자고 한 것은 중학시절의 첫사랑 이츠키(女)와 자신(히로코)이 매우 닮았었기 때문이었다는 것도 같이 깨닫게 된다.

 

한편, 편지로 인해 이츠키(女)는 중학시절 자신과 동명이인이었던 또 한명의 이츠키(男)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이 사실을 히로코에 알려준다. 이에 히로코는 남자친구의 중학시절 추억을 듣고 싶다며 이츠키(女)에게 다시 편지를 보내고 이츠키(女)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히로코에게 서로 성별이 다른 동명이인에 대한 주변 친구들의 야유와 놀림으로 점철된 그 때의 이야기와 낙서가 그려진 영어시험지를 보낸다. 히로코는 이츠키(女)의 편지를 읽으면서 이츠키(男)가 이츠키(女)를 좋아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편 이츠키(女)는 히로코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중학교를 찾았다가 중학교 도서관에 퍼져있는 이츠키 찾기 게임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는 온갖 도서카드에 쓰여있는 후지이 이츠키를 찾는 것. 새까만 후배들은 본인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츠키(女)는 그것이 본인과는 관계없고 다른 남학생(이츠키(男))의 짓임을 강변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후배들은 로맨틱한 스토리라며 실컷 놀린다(...). 그런데 이곳에서 이츠키(女)는 은사에게 이츠키(男)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이츠키(男)의 죽음을 알게 된 충격 때문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오랜 기간 감기를 앓고 있던 이츠키(女)는 바로 이 날 갑작스레 병세가 악화되어 심한 고열과 함께 쓰러져 한동안 사경을 헤매게 된다.

 

이 즈음 히로코는 아키바의 제안에 따라 이츠키(男)가 죽었던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기서 히로코는 이츠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모두 털어내고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바꿀 마음을 애써 갖고자 하는데, 그 계기가 되는 것은 바로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히로코는 이츠키(男)의 주변 지인이 모두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에 묘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 노래는 바로 이츠키(男)의 유언이었다. 절벽에서 떨어진 이츠키가 죽어가면서 불렀던 노래가 바로 이 노래였던 것. 푸른 산호초의 첫 가사는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내 사랑은 남풍을 타고 저 섬으로 간다"는 것인데, 이는 일본 북단 오타루의 이츠키(女)를 향한 이츠키(男)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동료들은 이츠키(男)가 평소 싫어한다고 밝힌 마츠다 세이코의 그 노래를 왜 불렀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츠키(女)와의 편지를 주고받은 히로코는 이해한 것.

 

그리고 히로코는 다음날 아침 산장 밖의 설원에서 마지막으로 이츠키(男)에게 바로 그 장면. 

お元気ですか!!! 私は元気です!!!  잘 지내나요!!! 저는 잘 지내요!!!

 

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돌아온다.

 

이 영화를 대표하는 명대사는 누가 뭐래도 이것. 이 대사만큼은 한국에서 엄청난 유행어가 되었다. SBS에서 더빙 방영할 시, 다른 대사는 모두 한국어로 더빙했지만 이 명대사가 나왔던 장면만큼은 일본어 그대로 내보내고 자막을 띄웠을 정도.

그런데, 병상의 이츠키(女) 역시 의식이 희미한 가운데 이 말을 되뇌인다. 이 장면은 히로코의 간절한 외침과 여자 이츠키의 말이 오버랩되면서 히로코의 남자 이츠키에 대한 사랑과 추억이 놓아지고, 교차되며 그 대사를 하는 여자 이츠키에게 그 사랑과 추억이 옮겨간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부분을 참조.

마지막으로 이츠키는 히로코에게, 어느 겨울 아침 이츠키(男)가 덜렁 책 한 권을 반납해 달라며 떠나버렸던 일을 편지로 보낸다. 이를 받고 히로코는 마음을 정리하고자 그동안 이츠키(女)에게 받았던 모든 이츠키(男)와 관련된 물건을 되돌려 주며 이츠키(男)는 당신(이츠키(女))를 좋아했었을 것이라며 마지막 편지를 보내지만 이츠키(女)는 그저 자신에게 짓궂은 장난만 치고 이해할 수 없는 아이였던 이츠키(男)가 그랬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학교 후배들이 도서관에서 찾은 한 장의 도서대여 카드를 들고 왔을 때. 그리고 그 카드의 뒤에 정성스럽게 그려진 자신의 초상화를 보았을 때 그 동안의 모든 기억이 끼워 맞춰지며 이츠키(男)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츠키(男)가 뜬금없이 아침에 집으로 찾아와 대신 반납해 달라고 했던, 그 책에 끼워진 도서대여 카드에 담겨 있던 감정은 10년 넘게 잠들어 있다 이츠키(女)에게 전달된 것이다.

 

당시 상황이 미묘한데 이츠키(男)는 전학 준비로 인해 학교를 안나가고 있었고, 이츠키(女)는 아버지 사망으로 학교를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 둘은 한 학급이었으니 일반 학기 중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둘이서 분명히 사정을 알 수 있었을 텐데, 마침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이런 일이 각자에게 벌어지고 가뜩이나 서로 본심과 달리 애써 거리를 두었던 마당에 어수선한 시기까지 겹치며 그렇게 둘의 소식은 서로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그것을 까맣게 모르던 이츠키(男)는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라도 전하기 위해 대출카드 뒷면에 그녀의 스케치를 담아 이츠키(女)의 집까지 찾아가지만... (여기에서 현관문을 열고 서로 대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왜? 네가 집에 있는 거야?" 또 동시에 "학교는?" 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그녀가 집에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가족에게 대신 맡기려 했던 것) 끝내 소심했던 이츠키(男)는 자기의 마음을 담은 책만을 전해주고 이렇게 집까지 찾아온 연유도 설명 못하고 그 곳을 아쉬운 듯 떠난다. (도서반장이니 분명 카드를 확인할 것이라 생각한 듯.) 이것이 마지막이란 사실을 모르는 이츠키(女)는 이렇게라도 집까지 찾아온 그에게 그동안 애써 숨겨온 감정을 조금씩 표현하듯 그 책을 품에 꼭 끌어 안고 그에게 배시시 웃어주며 배웅한다. 하지만 일주일 후 학교에 등교한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말없이 전학을 갔음을 알게 되고, 반납을 부탁했던 책에 있을 비밀을 알 리 없는 그녀는 배신감과 서운함에 전학을 가 빈자리가 된 그의 책상 위에 있던 꽃병을 깨뜨리고 교실을 나가버린다.

 

어느날 모교를 방문했을 때 만났던 중학교 후배들이 책 한 권을 들고 갑자기 찾아오는데 그 책이 바로 위에서 언급된 그가 마지막으로 찾아와 반납을 부탁했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무슨 연유인지 모르는 그녀에게 후배들은 책 뒷면을 보라고 말하고 그녀는 도서카드 뒷면에 그려진 중학교 시절 자신의 초상화를 보게 된다. 이 상황에 마음이 아련해지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여 당황해하는 성인 이츠키(女)는 후배들의 호기심 어린 눈초리에 도서카드를 숨길 주머니를 찾지만 하필 주머니가 없는 옷이었기에 눈물 어린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영화가 끝나는데 이 장면 역시 설원 장면과 더불어 영화의 백미.

 

 

 

 

5. 명대사

 

"가슴이 아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오겡끼데스까..와따시와 겡끼데스."

"닮아서라면 용서할 수 없어요.그게 날 선택한 이유라면 전 뭐가 되는 거죠?"

"이 추억은 모두 당신것입니다."

"도서카드에 쓴 이름이 정말 그의 이름일까요?"

"좋은 추억이 가득해.그런데도 아직 아쉬운 것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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